스토리북

어머니의 바다에서, 당신의 식탁까지

바다에서 일하는 손과 밭을 돌보는 손, 음식을 차리는 손을 지나 마지막에는 손님의 한 끼로 이어지는 이야기예요.

전체 책장 22

어머니의 바다에서, 아버지의 밭을 지나, 당신의 식탁까지. 모던돔베 제주가 키운 재료로, 오늘의 식탁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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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바다에서, 아버지의 밭을 지나, 당신의 식탁까지. 세 사람의 손으로 읽는 모던돔베 이야기 모던돔베
모던돔베 스토리북 여행자의 제주와, 살아가는 사람의 제주 누군가에게 제주는 며칠 머무는 여행지입니다. 누군가에게는 매일 일하고 돌아와 밥을 먹는 삶의 터전입니다. 모던돔베의 이야기는, 사진 속 제주가 아니라 살아가는 제주에서 시작됩니다.

02

이 책을 펼친 손을 잠깐 내려다봐 주세요. 여행 가방을 끌었던 손일 수도 있고, 조금 전 지도에서 다음 목적지를 찾던 손일 수도 있겠습니다. 곧 그 손은 숟가락을 들고, 젓가락으로 면을 건져 올릴 것입니다. 그 한 끼를 만나기 전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손을 먼저 따라가 보려 합니다. 해녀인 어머니와 농사를 짓는 아버지. 제주 출신 김성철 셰프의 가족 이야기에는 바다에서 일하는 손과 땅을 일구는 손이 등장합니다. 누군가에게 제주는 며칠 머물다 돌아가는 여행지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일하러 나서고, 돌아와 밥을 먹고, 다시 다음 날을 준비하는 삶의 터전입니다. 모던돔베의 이야기는 그 두 번째 제주에서 출발합니다. 식탁에 차려진 제주를 만나기 전에, 제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먼저 만납니다.
파도 사이에, 사람의 숨이 들립니다 제주의 바다에는 특별한 소리가 있습니다. 잠수 뒤 수면으로 올라와 내쉬는 숨비소리. 해녀의 숨에는 바다를 살아가는 사람의 강인함과 따뜻함이 담겨 있습니다. 거친 파도 속에서도, 제주는 늘 사람을 품어왔습니다.

03

이 책을 펼친 손을 잠깐 내려다봐 주세요. 여행 가방을 끌었던 손일 수도 있고, 조금 전 지도에서 다음 목적지를 찾던 손일 수도 있겠습니다. 곧 그 손은 숟가락을 들고, 젓가락으로 면을 건져 올릴 것입니다. 그 한 끼를 만나기 전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손을 먼저 따라가 보려 합니다. 해녀인 어머니와 농사를 짓는 아버지. 제주 출신 김성철 셰프의 가족 이야기에는 바다에서 일하는 손과 땅을 일구는 손이 등장합니다. 누군가에게 제주는 며칠 머물다 돌아가는 여행지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일하러 나서고, 돌아와 밥을 먹고, 다시 다음 날을 준비하는 삶의 터전입니다. 모던돔베의 이야기는 그 두 번째 제주에서 출발합니다. 식탁에 차려진 제주를 만나기 전에, 제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먼저 만납니다.
모던돔베 스토리북 파도 사이에, 사람의 숨이 들립니다 물결 사이로 테왁이 흔들리고, 수면 위로 올라온 해녀의 숨비소리가 바다를 가릅니다. 제주의 바다는 풍경이기 전에, 누군가의 일터입니다.

04

제주의 바다를 이번에는 사진이 아니라 소리로 떠올려 보세요. 물이 밀려왔다가 돌 사이로 빠져나갑니다. 수면 위의 테왁이 흔들립니다. 잠시 뒤, 파도와는 다른 사람의 호흡이 들립니다. 해녀가 잠수 뒤 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고르며 내는 소리, 숨비소리입니다. 테왁은 물 위에서 몸을 의지하는 도구이고, 망사리는 채취한 해산물을 담는 그물입니다. 물방울이 맺힌 수경과 물이 빠지는 그물. 바다를 바라보는 자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일의 도구들이, 가까이 다가가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책이 해녀의 손을 먼저 비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주에서 온 식재료’라는 말 앞에는, 그 제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성철 셰프의 어머니가 해녀라는 사실은 이 이야기를 장식하는 이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어디에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배경입니다. 이 식탁의 이야기는, 먹거리보다 먼저 사람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돌담을 찍기 전에, 그 안쪽을 보세요 제주의 돌담은 풍경을 꾸미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거센 바람을 막고, 흙을 지키며, 사람의 삶을 지켜온 생활의 지혜입니다. 그 돌담 안쪽에는 오늘도 누군가의 손이 흙을 만지고 있습니다. 흙을 만지는 손이 있기에, 식탁이 풍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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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바다를 이번에는 사진이 아니라 소리로 떠올려 보세요. 물이 밀려왔다가 돌 사이로 빠져나갑니다. 수면 위의 테왁이 흔들립니다. 잠시 뒤, 파도와는 다른 사람의 호흡이 들립니다. 해녀가 잠수 뒤 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고르며 내는 소리, 숨비소리입니다. 테왁은 물 위에서 몸을 의지하는 도구이고, 망사리는 채취한 해산물을 담는 그물입니다. 물방울이 맺힌 수경과 물이 빠지는 그물. 바다를 바라보는 자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일의 도구들이, 가까이 다가가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책이 해녀의 손을 먼저 비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주에서 온 식재료’라는 말 앞에는, 그 제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성철 셰프의 어머니가 해녀라는 사실은 이 이야기를 장식하는 이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어디에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배경입니다. 이 식탁의 이야기는, 먹거리보다 먼저 사람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땅은 언제나 정직합니다. 정성을 들인 만큼 좋은 재료로 답합니다. 제주의 땅에서 자란 작지만 단단한 식재료들이 모던음식의 밑바탕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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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돌담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어집니다. 이번에는 카메라를 조금 낮추고, 담 안쪽의 밭을 떠올려 보세요. 흙과 작물, 일을 하다 잠시 내려놓은 장갑이 있는 풍경입니다. 제주의 밭담은 풍경을 꾸미려고만 쌓은 돌이 아닙니다. 밭에서 나온 돌을 활용해 바람과 토양 유실로부터 농경지를 지켜온 생활의 구조입니다. 깨끗하게 손질된 식재료만 보면 그 이전의 모습은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바구니에 남은 흙, 장갑의 접힌 자리, 크기가 제각각인 수확물처럼 식탁까지 오기 전에 지나온 장면들이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 아버지의 배경은, 모던돔베를 읽는 또 하나의 창이 됩니다. 우리가 만나는 것은 씻고 손질한 식재료이지만, 그 이야기는 이미 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요리하는 손 앞에 기르는 손이 있었다는 것. 이 책에서 식탁보다 조금 더 멀리 바라보려는 이유입니다. 여행 사진에는 돌담이 남지만, 한 끼에는 그 담 안쪽의 일이 이어집니다.
사람이 모이면, 도마가 식탁이 되었습니다 ‘돔베’는 도마를 뜻하는 제주말입니다. 돔베고기는 큰일이 있을 때 이웃과 함께 나누던 제주의 음식 문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한 점의 고기에는, 함께 모여 나누던 따뜻한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도마 위의 고기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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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돌담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어집니다. 이번에는 카메라를 조금 낮추고, 담 안쪽의 밭을 떠올려 보세요. 흙과 작물, 일을 하다 잠시 내려놓은 장갑이 있는 풍경입니다. 제주의 밭담은 풍경을 꾸미려고만 쌓은 돌이 아닙니다. 밭에서 나온 돌을 활용해 바람과 토양 유실로부터 농경지를 지켜온 생활의 구조입니다. 깨끗하게 손질된 식재료만 보면 그 이전의 모습은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바구니에 남은 흙, 장갑의 접힌 자리, 크기가 제각각인 수확물처럼 식탁까지 오기 전에 지나온 장면들이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 아버지의 배경은, 모던돔베를 읽는 또 하나의 창이 됩니다. 우리가 만나는 것은 씻고 손질한 식재료이지만, 그 이야기는 이미 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요리하는 손 앞에 기르는 손이 있었다는 것. 이 책에서 식탁보다 조금 더 멀리 바라보려는 이유입니다. 여행 사진에는 돌담이 남지만, 한 끼에는 그 담 안쪽의 일이 이어집니다.
익숙한 제주 음식에 새로운 질문을 더하다 익숙한 것을 그대로 두지 않고, 지금의 감각으로 다시 묻습니다. 제주다운 맛은 지키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다시 찾고 싶은 음식이 될 수 있을까? 좋은 한 끼가 좋은 기억이 되기를 모던돔베 제주의 뿌리를 담은 ‘돔베’. 그 뿌리를 오늘의 감각으로 전하는 ‘모던’. 그 두 단어가 만나, 모던돔베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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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베’는 도마를 뜻하는 제주말입니다. 돔베고기는 삶은 돼지고기를 도마에 올려 썰어 먹는 음식입니다. 그 풍경을 잠깐 상상해 보세요. 도마 위에 놓인 고기. 칼끝이 닿을 때마다 들리는 짧은 소리. 먹기 좋게 나뉘는 한 점과 또 한 점. 도마 주변으로 모이는 사람들의 손. 제주에서 돼지고기는 혼례와 상례 같은 큰일에 쓰였고, 음식을 나누는 일은 이웃과 친척을 잇는 공동체 문화와도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고기국수 역시 잔치와 경조사에 대접하던 음식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돔베라는 말을 이해하는 일은, 고기를 담는 나무판의 이름을 아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주변에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 한 점을 건네고, 함께 먹으며 이야기가 이어졌다는 것까지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모던돔베라는 이름에서 이 책이 붙들고 싶은 것도 그 장면입니다. 음식이 놓인 도마 하나. 그 주위로 가까워지는 사람들.
한 점의 고기, 그 주위로 모이는 사람들 도마 위에 고기가 놓이고, 칼끝이 닿을 때마다 한 점씩 나뉩니다. 한 점을 건네고, 함께 먹는 동안 서로의 이야기도 식탁 위에 놓입니다. ‘돔베’에서 우리가 떠올리는 것은 음식 곁으로 가까워지는 사람들입니다. 함께 나누는 한 점의 온기가 식탁을 더 깊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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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돔베’는 도마를 뜻하는 제주말입니다. 돔베고기는 삶은 돼지고기를 도마에 올려 썰어 먹는 음식입니다. 그 풍경을 잠깐 상상해 보세요. 도마 위에 놓인 고기. 칼끝이 닿을 때마다 들리는 짧은 소리. 먹기 좋게 나뉘는 한 점과 또 한 점. 도마 주변으로 모이는 사람들의 손. 제주에서 돼지고기는 혼례와 상례 같은 큰일에 쓰였고, 음식을 나누는 일은 이웃과 친척을 잇는 공동체 문화와도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고기국수 역시 잔치와 경조사에 대접하던 음식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돔베라는 말을 이해하는 일은, 고기를 담는 나무판의 이름을 아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주변에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 한 점을 건네고, 함께 먹으며 이야기가 이어졌다는 것까지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모던돔베라는 이름에서 이 책이 붙들고 싶은 것도 그 장면입니다. 음식이 놓인 도마 하나. 그 주위로 가까워지는 사람들.
익숙한 음식에, 새로운 질문을 더하다 제주다운 맛을 지키면서, 오늘의 식탁에는 어떻게 전할까요. 돔베고기와 고기국수. 익숙한 이름에 요리사의 생각을 더해 봅니다. 제주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음식을 새롭게 만나는 일. 전통은 지키고, 전하는 방식은 오늘로 가져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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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음식으로 새로운 식당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지 함께 묻는 일입니다. 제주다운 맛을 잃지 않으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다시 찾고 싶은 음식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모던돔베의 출발을 그 질문으로 풀어봅니다. 돔베고기와 고기국수라는 익숙한 이름을 남겨두고, 면을 만드는 방식과 고기를 마무리하는 방식, 한 접시를 경험하는 순서에 요리사의 생각을 더하는 것입니다. ‘모던’과 ‘돔베’를 나란히 읽으면 두 방향이 보입니다. 돔베는 어디에서 왔는지를 잊지 않게 하고, 모던은 지금의 손님에게 어떻게 전할지를 묻습니다. 바다와 밭이 한 사람의 출발점이었다면, 주방은 그 사람이 자기 방식으로 제주를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제주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음식을 새롭게 만나게 하는 것.
모던과 돔베, 그 사이에서 ‘돔베’에서 제주의 뿌리를, ‘모던’에서 오늘의 감각을 읽어봅니다. 어디에서 왔는지 잊지 않으면서 지금의 손님에게 어떻게 전할지 묻는 것. 이 책은 모던돔베의 이름을 그 두 마음으로 풀어봅니다. 모던돔베 제주의 뿌리와 오늘의 감각이 만나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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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음식으로 새로운 식당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지 함께 묻는 일입니다. 제주다운 맛을 잃지 않으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다시 찾고 싶은 음식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모던돔베의 출발을 그 질문으로 풀어봅니다. 돔베고기와 고기국수라는 익숙한 이름을 남겨두고, 면을 만드는 방식과 고기를 마무리하는 방식, 한 접시를 경험하는 순서에 요리사의 생각을 더하는 것입니다. ‘모던’과 ‘돔베’를 나란히 읽으면 두 방향이 보입니다. 돔베는 어디에서 왔는지를 잊지 않게 하고, 모던은 지금의 손님에게 어떻게 전할지를 묻습니다. 바다와 밭이 한 사람의 출발점이었다면, 주방은 그 사람이 자기 방식으로 제주를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제주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음식을 새롭게 만나게 하는 것.
면 한 가닥에, 시선을 머물러 보세요 젓가락으로 면 몇 가닥을 들어보세요. 국물 아래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면의 색과 굵기가 드러납니다. 한입 먹고 나서는 씹힘과 향에 집중해 보세요. 긴 설명보다 먼저, 당신의 한입이 이야기를 읽습니다. 한 가닥의 결에서 한 그릇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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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릇 가까이로 시선을 옮겨봅니다. 메밀면과 직화 돔베고기. 그 선택은 음식에서 찾아보면 더 구체적입니다. 젓가락으로 면 몇 가닥을 들어보세요. 국물 아래에 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면의 색과 굵기가 드러납니다. 한입 먹고 나서는 씹힘과 뒤에 남는 향에 잠깐 집중해 보세요. 고기는 겉면을 먼저 바라봅니다. 불이 닿은 표면과 안쪽의 결이 어떻게 다른지, 첫입에서 어떤 차이가 느껴지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평소 좋아하는 방식으로 드셔도 좋습니다. 우리가 전하고 싶은 차이는 긴 설명 속에만 있지 않습니다. 면을 들어 올리는 손끝과 고기를 씹는 순간처럼, 손님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이야기의 근거는, 결국 접시 위에 남아야 합니다.
불이 닿은 표면과, 그 안쪽의 결 고기의 겉면을 먼저 바라봅니다. 불이 닿은 표면과 안쪽의 결은 어떻게 다르게 느껴질까요. 처음에는 고기만 한 점, 다음에는 좋아하는 곁들임과 함께. 그 차이는 지금, 접시 위에 있습니다. 불이 만든 향과 결이 남긴 촉감이 함께 머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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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릇 가까이로 시선을 옮겨봅니다. 메밀면과 직화 돔베고기. 그 선택은 음식에서 찾아보면 더 구체적입니다. 젓가락으로 면 몇 가닥을 들어보세요. 국물 아래에 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면의 색과 굵기가 드러납니다. 한입 먹고 나서는 씹힘과 뒤에 남는 향에 잠깐 집중해 보세요. 고기는 겉면을 먼저 바라봅니다. 불이 닿은 표면과 안쪽의 결이 어떻게 다른지, 첫입에서 어떤 차이가 느껴지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평소 좋아하는 방식으로 드셔도 좋습니다. 우리가 전하고 싶은 차이는 긴 설명 속에만 있지 않습니다. 면을 들어 올리는 손끝과 고기를 씹는 순간처럼, 손님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이야기의 근거는, 결국 접시 위에 남아야 합니다.
문감자 안에서, 바다와 땅을 만납니다 문감자를 드신다면, 가운데를 조금 열어보세요. 감자와 문어가 함께 놓인 단면. 겉모습만 볼 때와는 다른 장면이 드러납니다. 책에서 따라왔던 바다와 밭을, 이번에는 눈앞의 한입으로 떠올려 봅니다. 한입 안에서 바다와 땅이 함께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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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감자를 드신다면, 가운데를 조금 열어보세요. 겉모습만 보았을 때와 안쪽을 보았을 때의 인상이 다릅니다. 감자와 문어가 함께 놓인 단면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부드럽게 풀리는 부분과 다르게 씹히는 부분. 같은 한입 안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찾아보세요. 이 접시를 바다와 땅이 작게 만나는 장면으로 읽어보아도 좋겠습니다. 바다의 문어와 땅에서 자란 감자가 서로 다른 식감을 가지고 한 음식 안에 들어 있습니다. 한 음식 안에서 서로 다른 두 풍경을 만나는 것입니다. 책 앞부분에서 따라왔던 바다와 밭을, 이번에는 눈앞의 한입으로 떠올려 봅니다. 이름으로 읽었던 문감자를, 이제 한입 안에서 찾아보세요.
같은 한입, 서로 다른 식감 부드럽게 풀리는 감자와 다르게 씹히는 문어. 같은 한입 안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천천히 찾아보세요. 이름으로 읽었던 문감자를, 이제 당신의 감각으로 만나봅니다. 익숙한 한입 속에도 다른 결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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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감자를 드신다면, 가운데를 조금 열어보세요. 겉모습만 보았을 때와 안쪽을 보았을 때의 인상이 다릅니다. 감자와 문어가 함께 놓인 단면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부드럽게 풀리는 부분과 다르게 씹히는 부분. 같은 한입 안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찾아보세요. 이 접시를 바다와 땅이 작게 만나는 장면으로 읽어보아도 좋겠습니다. 바다의 문어와 땅에서 자란 감자가 서로 다른 식감을 가지고 한 음식 안에 들어 있습니다. 한 음식 안에서 서로 다른 두 풍경을 만나는 것입니다. 책 앞부분에서 따라왔던 바다와 밭을, 이번에는 눈앞의 한입으로 떠올려 봅니다. 이름으로 읽었던 문감자를, 이제 한입 안에서 찾아보세요.
2021년 8월, 이름이 식당이 되었습니다 2021년 8월 말, 모던돔베는 문을 열었습니다. 바다와 밭에서 시작한 이 책의 이야기가 하나의 간판과 손님을 맞는 식탁을 만납니다. 식당은 문을 열었다고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문을 연 다음의 선택들이 그 이름을 채워갑니다. 모던돔베 하나의 이름이, 한 끼를 맞이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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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말, 모던돔베는 문을 열었습니다. 바다와 밭에서 시작한 이 책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하나의 간판과 손님을 맞는 식탁을 만납니다. 어떤 손님에게는 여행의 첫 점심이 되고, 어떤 손님에게는 익숙한 동네에서 새롭게 만나는 식사가 됩니다. 주방에서 만든 음식은 그렇게 각자의 하루 속으로 들어갑니다. 식당은 문을 열었다고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손님이 남긴 글을 다시 읽고, 어떤 말로 답할지 고민하는 구체적인 대화도 이어졌습니다. 이 책에 남기고 싶은 창업의 모습도 거기에서 이어집니다. 간판을 거는 일에서 시작해, 문을 연 뒤에도 조금씩 고쳐가는 일로. 모던돔베의 창립 이야기는 날짜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문을 연 다음의 선택들이 그 이름을 채워갑니다.

모던돔베

문을 연 다음의 선택들

모던돔베는 매장의 한 글자, 한 줄을 고치는 일도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손님이 남긴 글을 다시 읽고, 어떤 말로 답할지 고민합니다. 창업의 이야기는 그런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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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돔베는 매장의 한 글자, 한 줄을 고치는 일도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손님이 남긴 글을 다시 읽고, 어떤 말로 답할지 고민합니다. 창업의 이야기는 그런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지금, 책을 잠시 덮어도 좋습니다 음식이 나왔다면, 이제 손님 앞의 음식이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국물만 한 숟가락, 다음에는 면과 함께. 고기만 한 점, 다음에는 곁들임과 함께. 정답을 찾는 식사는 아닙니다. 오늘 마음에 드는 맛을 만나보세요. 설명보다 먼저, 한 끼가 말을 건네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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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나왔다면, 책은 잠시 덮어두셔도 좋습니다. 이제 손님 앞의 음식이 이어서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고기국수를 주문하셨다면, 양념을 더하기 전에 국물 한 숟가락을 먼저 맛보세요. 그다음에는 면을 조금 건져 드셔보세요. 같은 그릇 안에서도 국물만 맛볼 때와 면을 함께 먹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느껴보는 것입니다. 돔베고기는 한 점을 먼저, 다음 한 점은 좋아하는 곁들임과 함께 드셔보세요. 문감자를 드신다면, 한 번은 단면을 바라보고 한 번은 식감을 느껴보세요. 정답을 찾는 식사는 아닙니다. 똑같은 음식에서도 먼저 느껴지는 맛은 서로 다를 수 있으니까요. 함께 온 사람이 있다면 한 가지만 물어보세요. ‘어느 한입이 제일 기억에 남아?’ 오늘의 제주가, 서로 다른 대답으로 식탁 위에 남을지도 모릅니다.
어느 한입이 제일 기억에 남아? 함께 온 사람에게 한 가지만 물어보세요. ‘어느 한입이 제일 기억에 남아?’ 같은 음식을 먹어도 먼저 느끼는 맛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오늘의 제주가, 서로 다른 대답으로 식탁 위에 남을지도 모릅니다. 같은 식탁에서도 기억은 서로 다른 빛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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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나왔다면, 책은 잠시 덮어두셔도 좋습니다. 이제 손님 앞의 음식이 이어서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고기국수를 주문하셨다면, 양념을 더하기 전에 국물 한 숟가락을 먼저 맛보세요. 그다음에는 면을 조금 건져 드셔보세요. 같은 그릇 안에서도 국물만 맛볼 때와 면을 함께 먹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느껴보는 것입니다. 돔베고기는 한 점을 먼저, 다음 한 점은 좋아하는 곁들임과 함께 드셔보세요. 문감자를 드신다면, 한 번은 단면을 바라보고 한 번은 식감을 느껴보세요. 정답을 찾는 식사는 아닙니다. 똑같은 음식에서도 먼저 느껴지는 맛은 서로 다를 수 있으니까요. 함께 온 사람이 있다면 한 가지만 물어보세요. ‘어느 한입이 제일 기억에 남아?’ 오늘의 제주가, 서로 다른 대답으로 식탁 위에 남을지도 모릅니다.
모던돔베 스토리북 마지막 손은, 당신의 손입니다 해녀의 손, 농부의 손, 요리사의 손. 이제 이야기는 당신의 손으로 돌아옵니다. 모던돔베에서의 좋은 잔상이 제주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이어지기를. 그 식탁에서 무엇을 기억할지는, 오늘 이곳에 온 당신이 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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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에서 우리는 이 책을 펼친 손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뒤로 해녀의 손, 농부의 손, 요리사의 손을 따라왔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다시 손님의 손으로 돌아옵니다. 성철 대표의 바람은, 모던돔베에서의 좋은 잔상이 제주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 기억이 반드시 대단한 장면일 필요는 없겠습니다. 면을 건져 올리던 순간, 함께 먹던 사람의 표정, 서로 가장 맛있었다고 고른 한입이 달랐던 일처럼 작고 구체적인 장면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제주의 바다와 땅이 한 식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그 식탁에서 무엇을 기억할지는, 이제 손님이 정합니다. 어머니의 바다에서, 아버지의 밭을 지나, 당신의 한 끼까지. 모던돔베의 마지막 장은, 오늘 이곳에서 먹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제주를, 한 장면으로 가져가세요 면을 건져 올리던 순간. 함께 먹던 사람의 표정. 서로 고른 가장 맛있는 한입이 달랐던 일. 기억이 꼭 거창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오늘 제주에서 가져가고 싶은 한 장면은 당신에게 무엇인가요? 가장 오래 남는 여행은, 결국 한 장면의 온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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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에서 우리는 이 책을 펼친 손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뒤로 해녀의 손, 농부의 손, 요리사의 손을 따라왔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다시 손님의 손으로 돌아옵니다. 성철 대표의 바람은, 모던돔베에서의 좋은 잔상이 제주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 기억이 반드시 대단한 장면일 필요는 없겠습니다. 면을 건져 올리던 순간, 함께 먹던 사람의 표정, 서로 가장 맛있었다고 고른 한입이 달랐던 일처럼 작고 구체적인 장면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제주의 바다와 땅이 한 식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그 식탁에서 무엇을 기억할지는, 이제 손님이 정합니다. 어머니의 바다에서, 아버지의 밭을 지나, 당신의 한 끼까지. 모던돔베의 마지막 장은, 오늘 이곳에서 먹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모던돔베 스토리북 어머니의 바다. 아버지의 밭. 그리고, 당신의 한 끼. 모던돔베 어머니의 바다에서, 당신의 식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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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바다. 아버지의 밭. 그리고, 당신의 한 끼. 모던돔베

스토리북

어머니의 바다에서, 당신의 식탁까지

어머니의 바다에서, 아버지의 밭을 지나, 당신의 식탁까지. 세 사람의 손으로 읽는 모던돔베 이야기 모던돔베

책장을 넘기기 전에

장면은 이야기를 위한 연출이에요

바다와 밭의 감각적인 장면, 손을 따라가는 순서는 이야기를 읽기 쉽게 구성한 연출이에요. 특정한 날에 가족에게 있었던 일을 그대로 재현한 기록은 아니에요.

읽는 흐름

제주의 생활을 지나 오늘의 식탁으로 와요

첫 장에서는 여행자의 손을 바라보고 이어서 해녀의 숨비소리와 밭담 안쪽의 일을 만나요. 돔베라는 제주말과 함께 음식을 나누던 문화를 읽은 뒤 모던돔베의 이름과 메뉴로 시선을 옮겨요.

끝에서는 책을 잠시 덮고 눈앞의 음식을 맛보도록 권해요. 같은 그릇에서도 누구는 국물을, 누구는 면과 고기의 향을 먼저 기억할 수 있어요.

정답을 찾는 식사가 아니에요. 오늘 제주에서 어떤 한입이 남았는지 각자 천천히 고르면 돼요.

스토리북

글로 읽기

어머니의 바다에서, 당신의 식탁까지

어머니의 바다에서, 아버지의 밭을 지나, 당신의 식탁까지.

세 사람의 손으로 읽는 모던돔베 이야기

모던돔베

여행자의 제주와, 살아가는 사람의 제주

이 책을 펼친 손을 잠깐 내려다봐 주세요.

여행 가방을 끌었던 손일 수도 있고, 조금 전 지도에서 다음 목적지를 찾던 손일 수도 있겠습니다. 곧 그 손은 숟가락을 들고, 젓가락으로 면을 건져 올릴 것입니다.

그 한 끼를 만나기 전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손을 먼저 따라가 보려 합니다.

해녀인 어머니와 농사를 짓는 아버지. 제주 출신 김성철 셰프의 가족 이야기에는 바다에서 일하는 손과 땅을 일구는 손이 등장합니다.

누군가에게 제주는 며칠 머물다 돌아가는 여행지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일하러 나서고, 돌아와 밥을 먹고, 다시 다음 날을 준비하는 삶의 터전입니다.

모던돔베의 이야기는 그 두 번째 제주에서 출발합니다.

식탁에 차려진 제주를 만나기 전에, 제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먼저 만납니다.

파도 사이에, 사람의 숨이 들립니다

제주의 바다를 이번에는 사진이 아니라 소리로 떠올려 보세요.

물이 밀려왔다가 돌 사이로 빠져나갑니다. 수면 위의 테왁이 흔들립니다. 잠시 뒤, 파도와는 다른 사람의 호흡이 들립니다.

해녀가 잠수 뒤 수면으로 올라와 숨을 고르며 내는 소리, 숨비소리입니다. 테왁은 물 위에서 몸을 의지하는 도구이고, 망사리는 채취한 해산물을 담는 그물입니다.

물방울이 맺힌 수경과 물이 빠지는 그물. 바다를 바라보는 자리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일의 도구들이, 가까이 다가가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책이 해녀의 손을 먼저 비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제주에서 온 식재료’라는 말 앞에는, 그 제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성철 셰프의 어머니가 해녀라는 사실은 이 이야기를 장식하는 이력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이 어디에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주는 배경입니다.

이 식탁의 이야기는, 먹거리보다 먼저 사람을 바라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돌담을 찍기 전에, 그 안쪽을 보세요

제주의 돌담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어집니다.

이번에는 카메라를 조금 낮추고, 담 안쪽의 밭을 떠올려 보세요. 흙과 작물, 일을 하다 잠시 내려놓은 장갑이 있는 풍경입니다.

제주의 밭담은 풍경을 꾸미려고만 쌓은 돌이 아닙니다. 밭에서 나온 돌을 활용해 바람과 토양 유실로부터 농경지를 지켜온 생활의 구조입니다.

깨끗하게 손질된 식재료만 보면 그 이전의 모습은 쉽게 떠오르지 않습니다. 바구니에 남은 흙, 장갑의 접힌 자리, 크기가 제각각인 수확물처럼 식탁까지 오기 전에 지나온 장면들이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 아버지의 배경은, 모던돔베를 읽는 또 하나의 창이 됩니다.

우리가 만나는 것은 씻고 손질한 식재료이지만, 그 이야기는 이미 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요리하는 손 앞에 기르는 손이 있었다는 것. 이 책에서 식탁보다 조금 더 멀리 바라보려는 이유입니다.

여행 사진에는 돌담이 남지만, 한 끼에는 그 담 안쪽의 일이 이어집니다.

사람이 모이면, 도마가 식탁이 되었습니다

‘돔베’는 도마를 뜻하는 제주말입니다. 돔베고기는 삶은 돼지고기를 도마에 올려 썰어 먹는 음식입니다.

그 풍경을 잠깐 상상해 보세요.

도마 위에 놓인 고기. 칼끝이 닿을 때마다 들리는 짧은 소리. 먹기 좋게 나뉘는 한 점과 또 한 점. 도마 주변으로 모이는 사람들의 손.

제주에서 돼지고기는 혼례와 상례 같은 큰일에 쓰였고, 음식을 나누는 일은 이웃과 친척을 잇는 공동체 문화와도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고기국수 역시 잔치와 경조사에 대접하던 음식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돔베라는 말을 이해하는 일은, 고기를 담는 나무판의 이름을 아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주변에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 한 점을 건네고, 함께 먹으며 이야기가 이어졌다는 것까지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모던돔베라는 이름에서 이 책이 붙들고 싶은 것도 그 장면입니다.

음식이 놓인 도마 하나. 그 주위로 가까워지는 사람들.

익숙한 음식에, 새로운 질문을 더하다

익숙한 음식으로 새로운 식당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바꿀지 함께 묻는 일입니다.

제주다운 맛을 잃지 않으면서,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다시 찾고 싶은 음식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모던돔베의 출발을 그 질문으로 풀어봅니다.

돔베고기와 고기국수라는 익숙한 이름을 남겨두고, 면을 만드는 방식과 고기를 마무리하는 방식, 한 접시를 경험하는 순서에 요리사의 생각을 더하는 것입니다.

‘모던’과 ‘돔베’를 나란히 읽으면 두 방향이 보입니다.

돔베는 어디에서 왔는지를 잊지 않게 하고, 모던은 지금의 손님에게 어떻게 전할지를 묻습니다.

바다와 밭이 한 사람의 출발점이었다면, 주방은 그 사람이 자기 방식으로 제주를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제주를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주의 음식을 새롭게 만나게 하는 것.

달라진 것은, 한 입 안에서 확인합니다

이제 그릇 가까이로 시선을 옮겨봅니다.

메밀면과 직화 돔베고기.

그 선택은 음식에서 찾아보면 더 구체적입니다.

젓가락으로 면 몇 가닥을 들어보세요. 국물 아래에 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던 면의 색과 굵기가 드러납니다. 한입 먹고 나서는 씹힘과 뒤에 남는 향에 잠깐 집중해 보세요.

고기는 겉면을 먼저 바라봅니다. 불이 닿은 표면과 안쪽의 결이 어떻게 다른지, 첫입에서 어떤 차이가 느껴지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다음은 평소 좋아하는 방식으로 드셔도 좋습니다.

우리가 전하고 싶은 차이는 긴 설명 속에만 있지 않습니다. 면을 들어 올리는 손끝과 고기를 씹는 순간처럼, 손님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이야기의 근거는, 결국 접시 위에 남아야 합니다.

문감자 안에서, 바다와 땅을 만납니다

문감자를 드신다면, 가운데를 조금 열어보세요.

겉모습만 보았을 때와 안쪽을 보았을 때의 인상이 다릅니다. 감자와 문어가 함께 놓인 단면을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부드럽게 풀리는 부분과 다르게 씹히는 부분. 같은 한입 안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찾아보세요.

이 접시를 바다와 땅이 작게 만나는 장면으로 읽어보아도 좋겠습니다.

바다의 문어와 땅에서 자란 감자가 서로 다른 식감을 가지고 한 음식 안에 들어 있습니다.

한 음식 안에서 서로 다른 두 풍경을 만나는 것입니다. 책 앞부분에서 따라왔던 바다와 밭을, 이번에는 눈앞의 한입으로 떠올려 봅니다.

이름으로 읽었던 문감자를, 이제 한입 안에서 찾아보세요.

2021년 8월, 이름이 식당이 되었습니다

2021년 8월 말, 모던돔베는 문을 열었습니다.

바다와 밭에서 시작한 이 책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하나의 간판과 손님을 맞는 식탁을 만납니다.

어떤 손님에게는 여행의 첫 점심이 되고, 어떤 손님에게는 익숙한 동네에서 새롭게 만나는 식사가 됩니다. 주방에서 만든 음식은 그렇게 각자의 하루 속으로 들어갑니다.

식당은 문을 열었다고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손님이 남긴 글을 다시 읽고, 어떤 말로 답할지 고민하는 구체적인 대화도 이어졌습니다.

이 책에 남기고 싶은 창업의 모습도 거기에서 이어집니다.

간판을 거는 일에서 시작해, 문을 연 뒤에도 조금씩 고쳐가는 일로.

모던돔베의 창립 이야기는 날짜 하나로 끝나지 않습니다. 문을 연 다음의 선택들이 그 이름을 채워갑니다.

문을 연 다음의 선택들

모던돔베는 매장의 한 글자, 한 줄을 고치는 일도 가볍게 넘기지 않습니다. 손님이 남긴 글을 다시 읽고, 어떤 말로 답할지 고민합니다. 창업의 이야기는 그런 선택으로 이어집니다.

지금, 책을 잠시 덮어도 좋습니다

음식이 나왔다면, 책은 잠시 덮어두셔도 좋습니다.

이제 손님 앞의 음식이 이어서 이야기할 차례입니다.

고기국수를 주문하셨다면, 양념을 더하기 전에 국물 한 숟가락을 먼저 맛보세요. 그다음에는 면을 조금 건져 드셔보세요. 같은 그릇 안에서도 국물만 맛볼 때와 면을 함께 먹을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느껴보는 것입니다.

돔베고기는 한 점을 먼저, 다음 한 점은 좋아하는 곁들임과 함께 드셔보세요.

문감자를 드신다면, 한 번은 단면을 바라보고 한 번은 식감을 느껴보세요.

정답을 찾는 식사는 아닙니다. 똑같은 음식에서도 먼저 느껴지는 맛은 서로 다를 수 있으니까요.

함께 온 사람이 있다면 한 가지만 물어보세요.

‘어느 한입이 제일 기억에 남아?’

오늘의 제주가, 서로 다른 대답으로 식탁 위에 남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 손은, 당신의 손입니다

첫 장에서 우리는 이 책을 펼친 손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뒤로 해녀의 손, 농부의 손, 요리사의 손을 따라왔습니다. 이제 이야기는 다시 손님의 손으로 돌아옵니다.

성철 대표의 바람은, 모던돔베에서의 좋은 잔상이 제주에 대한 좋은 기억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그 기억이 반드시 대단한 장면일 필요는 없겠습니다.

면을 건져 올리던 순간, 함께 먹던 사람의 표정, 서로 가장 맛있었다고 고른 한입이 달랐던 일처럼 작고 구체적인 장면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이 책에서 제주의 바다와 땅이 한 식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그 식탁에서 무엇을 기억할지는, 이제 손님이 정합니다.

어머니의 바다에서, 아버지의 밭을 지나, 당신의 한 끼까지.

모던돔베의 마지막 장은, 오늘 이곳에서 먹고 있는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어머니의 바다에서, 아버지의 밭을 지나, 당신의 한 끼까지

어머니의 바다. 아버지의 밭. 그리고, 당신의 한 끼.

모던돔베